충청북도 뉴스 - (수도권뉴스 -이영길기자)

피랍자 개종 강요 사실인 듯 “무슬림이면 풀어준다 해”

91moses 2007. 9. 5. 16:07

피랍자 개종 강요 사실인 듯 “무슬림이면 풀어준다 해”

김경자·김지나 씨 기자회견 “유서 쓰고 아프간 갔다”

[2007-09-05 07:39]

  • ▲기자회견에 나온 김경자 씨(왼쪽)와 김지나 씨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준호 기자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배형규 목사가 개종을 거부한 이유로 죽임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탈레반이 억류된 피랍자들에게 개종을 강요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아프간 피랍자들 중 가장 먼저 석방됐던 김경자·김지나 씨는 4일 안양샘병원에서 국내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아프간 피랍당시 상황을 알렸다. 이들은 특히 탈레반의 개종 요구와 관련, “무슬림이면 당장 풀어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통역을 통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랍자들이 흩어져 억류됐기 때문에 나눠진 그룹별로 개종 강요에 대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자·김지나 씨는 “탈레반이 개종을 위해 폭력은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하고 탈레반의 남자 억류자 구타여부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억류 당시 신앙 활동 대해 “망을 보면서 탈레반의 동향을 살피고 눈을 뜨고 대화를 하는 것처럼 기도했다”며 “그들이 몰랐는지 불쾌감을 표시하지는 않았다.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랍자들이 아프간으로 가기 전 유서를 작성한 것도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지나 씨는 “떠나기 전 프로그램 중에 유서 쓰기가 있었고 강제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김지나 씨는 이 유서에서 삶에 대한 감사와 부모님에 대한 감사 등을 적었고, 김경자 씨는 기도제목을 적었다고 전했다.

또 이들은 아프간에서의 봉사활동에 대해 “아이들 머리 깍아주고, 축구하고, 놀아주고, 약을 주는 일을 했다”고 밝혔으며, 외교부의 여행 자제 요청을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몰랐다”고 답했다.

故 심성민 씨의 살해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4명(심성민·김경자·김지나·이지영)이 밖에서 산책을 하고 있는데 성민이만 오라고 했고 나중에 어디 갔냐고 물으니까 ‘한국 갔다’고만 했다”고 탈레반이 피랍자들에게 속인 사실을 전했다.

이 밖에 앞으로의 선교활동과 관련해서는 “당분간은 못 갈 것 같다”고 답했으며 이슬람권 선교에 대해서는 “그렇게 거창한 것까지 생각할 것을 요구하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도중에 김경자 씨가 고통을 호소해 예정보다 일찍 마무리됐다. 차승균 병원장은 앞서 브리핑에서 피랍자들의 건강상태에 대해 “몇몇 환자가 피부병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지고 있지만 다행히 풍토병은 없어 기본치료는 완료됐고 정신병 치료가 남았다”며 “치료비는 교회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원 기자 dwkim@ch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