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풀
이봉래
꽃병(花甁)에 핀 강아지 풀
빨강 노랑 파랑
어느 시골 소녀의 수줍음처럼
오늘은
책상 앞 편지로
안부를 묻는다
부푼 기다림 속에
매몰찬 여름을 견디고
긴 휴식으로 가는 길목에 서서
열병 난 대지(大地)를 잠재우고.
아직도 폭염(暴炎)
내일은 바람이 일는지.
세월의 모퉁이에 묻혀
바람처럼 날아와 살랑대던 소녀는
죽음을 맞이하는 경건한 자세로
여름을 마감하고 있다.
■ 추실詩 동인(1981)으로 작품 활동. 보리수문학 同人.일터詩 同人(82∼86)회장 역임. 월간 <한맥문학> 신인상 수상. 경동문학회 회원(현) 누리문학회 회장(현). 한국문인협회 회원(현). 에이스 테크 대표(현) 공저 <어떤 가을(1982년)>.<청무우(1985년)> <누리문학 창간호(2005년)>
http://cafe.daum.net/PoemValli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