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 변화의 큰 그림을 다시 그리자
탁계석(음악평론가)
사회가 발빠른 흐름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내년부터 고위층 공무원의 절반가량이 민간전문가들로 채워진다.
실로 해방이후 유지해온 행정고시를 통한 암기왕(?)을 뽑는 채용 방식으론 나라를 이끄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런가하면 과학과 국어,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예술교육이 학교에서 이뤄지게 되어 원천에서부터 예술과 창의력이 만나게 된다.
경직된 조직이 말랑말랑한 소프트웨어 조직으로 변하면 그간 예술현장에서 공무원의 마인드 부재로 겪어야 했던 심한
고통과 답답함도 어느 정도 풀려지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다.
음악계 아니 합창계는 이런 변화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도약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지휘자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다.
크게 음악적인 문제와 행정적인 문제로 나눌 수 있다.
과거에 설정된 좌표를 수정하고 시대에 맞게 조율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 우선 세계합창의 흐름이 스탠딩 합창에서 벗어나
역동적이고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청중과 호흡하는 즐거운 합창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분야에서 과연 ‘정기연주회’란 형식이 필요한가. 과거 실력과 기회가 크게 부족했을 때 몇 달씩 연습을 해서 큰 상을
차리듯 준비하는 ‘학습적(?) 총체물’로서의 기능이 고착화된 것은 아닌지. 지휘자 및 합창단원의 사회적 수요가 크게 늘어난 만큼 대학에 합창전임교수를 만드는 직제개편이 필요하다.
또 레퍼토리 편성에서 우리 창작 비중을 현격하게 높임과 동시에 좋은 작품을 뱅크화해 서구합창에서 벗어나 한국합창을
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모든 직업합창단에 전임 작곡가 및 편곡자를 두고 창작 예산을 높여 청중이 원하는 합창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연출, 홍보 마케팅을 강화해 청중과 교감하는 합창을 하려면 이를 위한 조례개정이 필요할 것이다.
국제교류가 활발해 지고 융복합 문화시대가 열려 제2한류 붐이 일어 날 것임으로 컨설팅 및 자문기구를 활용해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부산시립, 군산시립 등 몇몇 합창단들이 오페라, 뮤지컬, 음악극을 통해 단원의 기량향상, 혼연일치된 호흡으로 관객의
반응을 얻은 만큼 타 단체들도 劇化된 작품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오늘의 한국합창을 이끌어 온 원로세대들의 경륜을 받들어 ‘합창계 뉴리더십’을 조직해 한 단계 도약하는 책임이 오늘 세대의 과제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콩쿠르 등 메달 따는 합창에서 고양합창제처럼 모두가 즐기는 합창으로 성격 전환을 해야 한다.
국립합창단을 비롯해 국립 예술단체들이 초대권 없는 공연을 시행하는 만큼 타 합창단들도 교회동원에서 벗어나 진정한
시민합창을 만들어내야 한다.
단체를 소개할 DVD 동영상하나 없거나 카페 등 인터넷 활용에 소극적이라면 쌍방향으로 소통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합창총연합회 등 합창계 조직이 그 분야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어 정체된 느낌인데 평론가, 작곡가, 기획자가 참여하는
오픈마인드가 필요하다.
합창 미래를 위해서도 초, 중, 고, 대학의 학교합창이 살아날 수 있도록 공공단체들이 지원해야 한다.
근자에 영국은 가창이 두뇌와 암기에 좋다며 국가차원에서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눈앞에 점수 따기에 혈안이 된
우리 학부형들의 고슴도치사랑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합창계가 다시 큰 그림을 그리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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