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아름다움

미국에서 떠오르는 덴버신학교 크렉 윌리포드 총장

91moses 2007. 5. 30. 08:41

세계교회에서 바라보는 한국교회는 ‘선교 자극제’

[인터뷰]미국에서 떠오르는 덴버신학교 크렉 윌리포드 총장 [2007-05-30 06:57]

  • ▲덴버신학교 크렉 윌리포드 총장 ⓒ 고준호 기자

복음주의 계열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명문 신학교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신학교 크렉 윌리포드 총장이 한국을 찾아왔다. 24일부터 28일까지 방한 기간동안 명성교회, 온누리교회, 안양제일교회, 장로회신학대학교, 한동대 등을 방문한 그는 2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독인들의 헌신과 열정에 깊은 감동을 표하며, “한국교회가 선교의 열정을 잃어가는 북미교회에 자극제가 되어달라”고 밝혔다.

그는 시종일관 한국교회에 대해 깊은 관심과 애정을 나타내며, “하나님께서 전 세계 선교를 위해 한국교회에 특별한 사명과 역할을 주셨다”며 “한국교회를 통해 땅끝까지 복음이 전파되길 원한다”고 한국교회를 축복했다. 이하는 크렉 윌리포드 총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세계교회에서 바라보는 한국교회는 어떠한 모습인가. 어떠한 위치에 있는가.

“한국은 많은 선교사들을 파송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교회가 가장 많은 선교사를 전세계에 파송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 선교사들은 북미 선교사들이 들어갈 수 없는 지역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와 특권을 가지고 있다. 현재 남겨진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복음화에 큰 사명이 있다. 한국의 더 많은 선교사들이 세계 곳곳으로 들어가 복음을 널리 전파하고 가난한 자들을 일으켜 세우길 소망한다.”

-방한기간 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교회들과 신학대 등을 방문하고 한국 교계 지도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현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국교회의 교인수가 1990년대에 이르러 정체, 2000년대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자료를 접한 적이 있다. 이 시점에서 한국교회는 복음을 기반으로 한 전략을 짜야 한다. 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실천으로까지 옮겨야 한다. 세계 34개 나라를 방문하며, 그 곳의 많은 교회들을 관찰했다. 일반적으로 중, 고등학생, 청년들의 숫자가 줄어들 때 교회 또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한국교회는 미래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에 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전도전략을 짜고, 그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사역들을 진행해야 한다.

또한 한국교회가 교회개척 사역에 더욱 힘을 쏟았으면 한다. 더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를 개척하는데 힘쓰고 복음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이와 같은 일들이 한국교회의 미래를 더 밝게 할 것이라 믿는다. 이와 더불어 한국교회에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하나님께 부르짖는 기도이다. 하나님을 향한 헌신이다. 교회가 하나님께 속한 것이기에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때 한국교회는 더욱 새로워지고 능력있게 될 것이다.”

-미국 대형교회에서 20여 년간 목회하다 지난 2000년부터 덴버신학교에서 총장직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28일 장로회신학대학교 강연에서 신학자에게 필요한 능력과 목회자에게 필요한 능력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신학자들의 주된 임무는 학습과 연구를 통해 자기가 전공하고 있는 분야에서 학문적으로 공헌하는 것이다. 이와 반해 목회자들의 주된 임무는 사람들을 준비시키고 그 사람들을 움직여 하나님의 일을 하게 하는 것이다. 목회자에게는 특별히 지도력과 교인들을 보듬어 주고 양육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목회자들도 지속적으로 학문적 마인드를 가져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교인들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게 하고 가난한 자들을 돌보는 일에 헌신케 하는 것이다. 신학자가 어떤 정해진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주된 임무라면, 목회자들은 사람들을 움직이고 지도하는 것이 주된 임무이다.”

-신학자는 일반 학자와 다르지 않는가.

“신학자는 진리,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파고들어 이를 인간의 삶과 연결시키는 사명자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신학교에서 배운 신학을 목회현장에 적용하기까지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한다. 신학과 목회현장 사이의 괴리감은 매우 심각하다.

“무엇보다도 신학자들은 목회현장의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리고 목회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주기적으로 가져야 한다. 대화를 통해 목회자들에게 진리를 삶에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가 가르치고, 그들로부터 인간의 삶을 들어야 한다. 목회자들 또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지만 끊임없이 신학 공부에 정진해야 한다.

특별히 신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칠 때 이런 방식을 제안하고 싶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교리학의 순서를 따르지 않고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왜 이 세상에 고난이 존재하는가’, ‘인생의 참된 목적은 무엇인가’, ‘생명의 기원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이고 사람들이 사랑하게 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왜 이 세상엔 악이 존재하는가’, ‘지상의 세계로 끝인가. 지상의 세계를 넘어서는 영원한 세계가 있는가’, ‘목적과 의미, 가치를 가진 삶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가’ 등에 대답하는 것이다.

이 땅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계속적으로 고민하고 해답을 찾기 위하여 고군분투한다.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이 함께 이 질문들에 대해 답하기 위해 노력할 때, 하나님의 말씀, 복음은 더 밝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죽은 이론의 신학이 아니라 생명력이 샘솟는 살아있는 신학이다.”

-미국 덴버신학교가 지향하는 신학 노선은 무엇인가. 또한 덴버신학교만의 특징을 꼽는다면.

“덴버신학교는 초교파적 복음주의적 신학교이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권위를 중시하며 예수의 주되심을 강력히 선포한다. 복음주의 노선에서도 보수와 진보 사이의 통합적 복음주의 노선이다. 성경관은 보수적이지만, 사회적인 실천에 있어서는 굉장히 진보적이다.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는 한에서 연구와 실천을 자유롭게 한다.

우리 학교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높은 수준의 학문성을 추구하면서 멘토링과 영성훈련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 높은 영성과 인격을 도모하는 것이다. <성경적 세계관>, <건강한 인간관계>, <다양성 포용>, <그리스도를 닮은 성숙>, <선교를 향한 열정>, <비판적 사고>, <효과적 의사전달> 등을 중시하며 이를 커리큘럼화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래 기독교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기도, 지혜, 겸손이다. 복음을 잘 전달할 뿐 아니라 이를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신실하고 헌신된 이들이 필요하다.”

김근혜 기자 khkim@chtoday.co.kr